ABOUT 강소천

영원한 어린이의 벗, 강소천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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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哭小泉兄

哭小泉兄 / 박목월(시인)

小泉兄(소천형)이 떠났다는 기별을 받고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 집근처 전선주에 ‘姜喪家(강상가)’라는 표지가 나붙어 있었다.
‘姜喪家’라는‘姜’이 ‘姜小泉’을 의미하는 것일까. 비로소 小泉兄이 세상을 떠난 사실에 실감이 들면서 슬픔이 복받쳐 올랐다.

20여일 전만 해도 온양(지금의 아산시)에 다녀 왔노라고, 조용해서 글쓰기 좋더라고 내게 전화를 걸어온 그다. 또한 문협신인상 심사때도 우리와 동석해서 방송국 박사답게 재치있는 농담으로 우리를 웃게한 그다. 그러나 그 음성 그 웃음이 마지막일 줄은 꿈에도 모르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 후 병원에 가서 그의 얼굴을 잠시 보긴 했지만 이미 말 한마디 나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떠났다.
이렇게 허무할 수 있을까. 영원히 잠든 그의 앞에 앉아 묵념을 드리는 나의 마음은 표현할 길이 없다. 그와는 문학을 통하여 이미 30여년 전에 편지로 사귄 친구다. 아동문학에 전심하여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였고 또한 빛나는 업적을 쌓은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이번에도 장편소설을 쓰기 위한 과로로 병이 재발하여 급기야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그의 30여년간의 집필생활 중 온갖 역경을 다 물리치고, 이제 그의 붓이 완숙의 경지에 이른 지금, 그가 세상을 하직한 것은 너무나 원통한 일이며, 그동안 나는 그의 충실한 벗이 못되었음이 한없이 뉘우쳐진다.
그러나 아무리 뉘우쳐도 소용없는 일이다.

그는 영원히 잠들어 버린 것이다.

小泉!
나의 푸념이 무슨 보람이 있으랴.

小泉!
고이 잠드시오. 주님의 품안에,
편히 쉬오. 小泉, 편히 쉬오.
비록 형은 땅밑에 쉬더라도 한국에 대대로 자라는 어린이들은 형의 작품에서 그려놓은 것처럼
‘꿈을 찍는 사진관’에서 영원히 형의 뜻과 모습을 그려내고 이어갈 것이다.


2. 小泉에게(조시)

小泉에게(조시) / 박목월(시인)

해질 무렵의 등불이 켜질 때마다
우리는 小泉을 생각하리라.
밤하늘로 열린 창처럼
그 새까만 신비스러운 눈을 기억하리라.

병아리를 볼적마다
우리는 小泉을 생각하리라.
병아리가 쳐다보는 그 하늘에
미소로 살아나는
小泉에게 우리는
인사를 보내리라.

어린 아기들을 만날적마다
우리는 小泉을 만나게 되리라.
--박송아지 창덕군을
--꽃신의 난이를
--영원히 열두살인
꿈을 찍는 사진관의 순이를.
그리고 눈이 뚜리뚜리한 꾸러기들을.

그들은 영원히 살아있는
姜小泉의 세계의 강소천이들.....

소천은 한없이 섬섬한 날개로 화하여
흔들리는 옷자락으로
한덩이의 구름으로
한방울의 이슬비로
姜小泉이의 나라의 강소천이는
영원히 이세상에 살아있으리라.

박목월 시인의 육성 낭독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