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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황홀] 석별의 정 (Auld Lang Syne)

구분 :
미디어
작성자 :
국민일보
등록일 :
2017-05-07

첨부파일 :

Should auld acquaintance be forgot,
And never brought to mind?
 
Should auld acquaintance be forgot,
And auld lang syne! 
 
And surely ye’ll be your pint stowp!

And surely I’ll be mine! 

And we’ll take a cup o’ kindness yet, 
For auld lang syne. 

로버트 번즈 (Robert Burns 1759∼1796) 
 


옛 친구를 잊어야만 하나요 
다시 기억해서는 안되나요 

옛 친구를 잊어야 하겠지요 
잊어야 하는 정다운 날들이여. 

친구여 어서 당신의 잔을 드시오 
나도 여기 내 잔을 든다오 

여기에 이른 우리 정답게 잔을 듭시다 
지나간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스코틀랜드 국민시인 로버트 번즈가 1788년에 지은 시와 곡에서 비롯된 민요.

묵은 해를 보낼 때 부르는 축가다.

우리는 1919년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이 노래의 멜로디를 애국가로 사용했고,

그 이후 ‘졸업식 노래’로 불리기도 했었다. 
 

이 시는 좀 설명이 필요하다.  

소개한 시는 후렴이 있는 전체 5개 연 중에서 후렴을 뺀 1, 2연이다.

auld는 old, lang은 long, syne는 since(혹은 ago)의 스코틀랜드 방언이라고 한다.

pint stowp는 pint cup. 그러니까 500㏄쯤 되는 맥주 컵을 말한다.

2연의 뜻은 ‘친구여 당신 잔은 당신이 사시오, 내 몫은 (신세 안 지고) 내가 치르리다’는 것이다.

가난했던 스코틀랜드의 문화적 전통이 있는 내용이지만 우리에게는 어색하다. 


1940년대 아동문학가 강소천이 번역한 가사는


1절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네.’


2절  ‘잘 가시오 잘 있으오 축배를 든 손에 석별의 정 잊지 못해 눈물만 흘리네.

       이 자리를 이 마음을 길이 간직하고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랠 부르자’로 돼 있다.

 

시의 정확한 의도를 반영한 아름다운 역사(譯辭)다. 시대적 번역이라고 할 만하다.

 

한 해를 보내는 12월이다. 많은 곳에서 ‘올드 랭 사인’이 울려퍼질 것이다.

이맘때면 누구나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


국민일보 2013.12.03 / 임순만 논설위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