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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어린이의 벗, 강소천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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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목들이 한해에 태어났다니”

구분 :
미디어
작성자 :
동아일보
등록일 :
2017-05-07

첨부파일 :

대산문화재단-한국작가회의 ‘2015 탄생 100주년 문인’ 8인 선정

 

강소천 곽종원 박목월 서정주 임순득 임옥인 함세덕 황순원.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5월 열릴 예정인 ‘2015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업적과 생애를 기릴 문인을 선정했다. 2001년부터 시작된 기념문학제는 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를 학술적으로 조명하는 권위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특히 각 분야를 대표하는 거목들이 대거 포함됐다. 동시집 ‘호박꽃 초롱’을 쓴 아동문학가 강소천(∼1963),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을 지낸 평론가 곽종원(∼2001), 청록파 시인 박목월(∼1978), ‘국화 옆에서’의 시인 미당 서정주(∼2000), 광복 후 북에서 활동한 최초의 여성 평론가이자 서정주가 짝사랑했던 여성으로도 알려진 임순득(∼?), ‘월남전후(越南前後)’를 쓴 여성 소설가 임옥인(∼1995), ‘동승’의 극작가 함세덕(∼1950), ‘소나기’의 소설가 황순원(∼2000)까지 모두 8명이다.

최근 열린 문인 선정 회의에서 오간 얘기를 들어보면 문인들의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다. 기념문학제 기획위원장을 맡은 이숭원 서울여대 교수와 기획위원인 강헌국 고려대 교수,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 오창은 중앙대 교수, 서영인 평론가, 곽효환 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식민지 시대였음에도 한국 문학이 활발하게 꽃을 피운 1930년대에 등단해 활약했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 황금기의 아이들’로 불러도 될 만하다. 1915년 한 해에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이 한꺼번에 태어났다는 게 믿기 어렵다.” “곤궁한 현실 속에서 문학적 성취가 뛰어났다. 식민지 시대에 등단해 한국 문학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공통점도 있다.”

 

후보들에 대한 찬반 토론까지 거쳐 8명이 최종 확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5월 해당 작가의 생애와 작품 활동을 조명하는 학술회의와 작품 낭독회, 유가족과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숭원 기획위원장은 “오늘의 문학이 어떤 토양에서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개별 작가의 유족이나 기념사업회, 학회도 다양한 행사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박목월 시인의 아들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학 노트 300권 분량의 육필 원고를 정리 중이다. 박 교수는 “노트에는 시 원고뿐만 아니라 한 편의 시가 탄생하기까지 시인이 발상을 어떻게 했고 어떤 과정으로 고쳐 썼는지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한 편의 시가 완성되기까지 시작(詩作) 과정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집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올 9월로 예정된 황순원문학제를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황순원문학제는 해마다 개최되지만 올해는 특히 황순원 문학의 21세기적 의미를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단편소설 ‘소나기’의 이어 쓰기 공모전을 열어 책으로 출간할 계획도 세웠다. 황순원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인 김종회 경희대 교수는 “예전에는 소나기의 주제도 사랑이라 부르기가 조심스러워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감정교류라고 했는데 이제는 사랑이라 당당히 불러도 될 정도로 시대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미당기념사업회는 출판사 은행나무를 통해 서정주 시인의 전집을 출간한다. 4월 시 전집 5권을 시작으로 자서전, 시론 등 모두 20권을 내놓는다. 강소천 작가의 아들 강현구 씨는 1950, 60년대에 발간한 동화집 9권과 동시집 ‘호박꽃 초롱’ 등 10권을 맞춤법만 수정해 당시 출간했던 형태 그대로 복간해 선보인다.

 

동아일보 2015.01.06 / 박훈상 기자